지난 주 금요일, 회사로 CD 하나가 도착했다.
바로 위드블로그에 리뷰어로 신청했던 다이너마이트의 첫번째 앨범, 'ULTIMATE DYNAMITE'였다.



앨범 자켓에서도 느껴지듯, 그는 이색적인 경력을 가지고 있다.
보디가드, 상인, 식당보조 등 오랜 기간 고생길을 거친 후 나온 앨범이 이 것이다.

트랙 리스트를 보자

  • 01. Dealer
  • 02. Ultimate Dynamite (Feat. DJ Crown & DJ Nerf)
  • 03. Low Down (Feat. 리혜)
  • 04. Bounce Like That (Feat. Deepflow)
  • 05. Bang (Feat. 리혜)
  • 06. Without U (Feat. Kuan Aka K-Proud)
  • 07. Childhood (Feat. 화영)
  • 08. 소년은 울지 않는다
  • 09. Feel Ma Soul
  • 10. 푸념 (Feat. Jerry.K)
  • 11. 화풀이
  • 12. Street Drive (Feat. Woo-Side)
  • 13. 247 (Feat. Addsp2ch)
  • 14. 82People (Feat. 낯선, Lyrical D , Minos, XL, Rude-I, Eachone, 백화, 체코만도, Big Small, Ignito)
  • 15. My Girl (Feat. Kuan Aka K-Proud)
  • 16. Champion (Feat. 화영)
  • 많은 동료 가수들이 피쳐링을 해줬음을 알 수 있다.
    앨범을 받은 이후 오늘까지 차 안에서, 집에서 앨범을 계속 들어보았다.

    첫 느낌은, 글쎄... 일단 강렬하지 않았다. 귀에 착 감기거나, 마음에 와 닿는 곡은 없었다.
    그래서 더 많이 들어보려고 했던 것이다.

    자세한 리뷰에 앞서 내 얘기를 먼저 해볼까 한다.

    난 중3때부터 힙합을 했다.
    친구들과 브레이크 댄스를 했고, 랩을 만들어 PC통신에 올렸다.
    당시 내가 가장 중점을 둔 것은 라임(각운) 이다.
    가사가 마음에 든다며, 한 프로덕션에서 스카웃 제의가 있었지만,
    그 시점은 이미 힙합이 마음에서 떠나기 시작할 때 쯤이었기에 거절했다.
    (다행이도 당시 스카웃 제의를 했던 프로덕션은 그 이후 이름을 들어볼 수 없었다.)

    라임에 대한 영감은 조pd에게서 많이 받았다.
    조pd 1집을 만든 모듈인 korg x5dr을 사서 작곡을 했고,
    이 악기는 한동안 당시 싸구려 건반과 함께 나의 음악을 책임져주었다.

    조pd의 '나의 라임 연습장'의 가사를 보면 아래와 같다.

    '...요즘 세상에 hiphop은 그냥 팝 그러니 우리나라 힙합 하는 사람 모두 집합 여전히 후진 음악은 들리지만 그건 모두 좆밥 나의 관심밖
    그렇게 박박 그게 힙합이라 우겨도 못난 여자가 모나리자가 될 수 없듯 근본적으로 다르단 뜻 모르겠니 에이고 쯧쯧 가끔가다 문득 떠오르는 격한 감정이 바로 힙합의 원천이라는 뜻...'

    서론이 길었나? 난 힙합을 3가지로 평가하고 싶다.

    오렌지노의 힙합의 3요소

    1. 리듬 / 멜로디 - 힙합의 악기를 고르는 것은 굉장히 신중한 작업이다. 보통 루프가 반복되는 형식이므로, 각 악기마다 조화가 정말 잘 되어야 한다. 또한 그루브가 적절히 섞여있어야 반복되는 리듬이 지루하지 않다. 그리고 MR만 들어도 정말 좋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탁월한 멜로디가 뒤따라야 한다.

    2. 랩핑
    - 이는 순전히 랩퍼의 능력이다. 발음이 뭉개지지 않아야 빠른 랩핑에도 의미 전달을 정확히 할 수 있다. 또한 박자 감각이 정말 중요하며, 적절한 그루브로 긴장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

    3. 라임 - 라임은 힙합을 마술로 만들어준다. 생각지도 못한 기가막힌 라임, 하지만 절대 무리한 라임으로 가사의 흐름을 망쳐서는 안 된다. 가끔 라임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말도 안 되는 가사를 붙인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반대로, 라임이 너무 없이 박자에만 신경쓴다면, 굉장히 재미없는 곡이 될 것이다.

    위 세 가지 평가 항목에 맞춰, 인상 깊었던 몇 곡을 항목당 5점 만점으로 평가해보고자 한다.
    랩핑은 앨범 평가에만 반영도록 하겠다.

    02. Ultimate Dynamite (Feat. DJ Crown & DJ Nerf)
    1. 리듬 / 멜로디 - ★★★★
    2. 라임 - ★★★
    악기 선택은 탁월한 편. 고음, 중음, 저음이 골고루 분배되어 있으며 리듬, 멜로디도 나쁘지 않다. 라임은 중요시하지 않은 것 같다.

    06. Without U (Feat. Kuan Aka K-Proud)
    1. 리듬 / 멜로디 - ★★★
    2. 라임 - ★★
    느린 비트의 사랑 노래. 리버브가 많이 들어간 킥이 인상적. E.Piano로 멜로디를 꾸몄다. 다소 단조로운 멜로디. 라임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 ~~~해요, ~~~하죠 등으로 끝내는 것으로 라임이 마무리되어있다.

    07. Childhood (Feat. 화영)
    1. 리듬 / 멜로디 - ★★★
    2. 라임 - ★★★★
    전 트랙에서 좀 쳐진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흥겨운 곡. 적당히 긴장스러운 비트이다. 그루브가 더 들어갔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라임은 신경쓴 것 같다.

    10. 푸념 (Feat. Jerry.K)
    1. 리듬 / 멜로디 - ★★★★
    2. 라임 - ★★★
    좋은 느낌의 곡이다. 적절한 악기 구성과 적절한 멜로디이다. 곡을 쓴 Mild Beats에 관심을 가져봐야겠다.

    11. 화풀이
    1. 리듬 / 멜로디 - ★★
    2. 라임 - ★★
    이런 류의 시도는 힙합에서 흔하다. 조pd의 'break free', DJ DOC의 'L.I.E' 등 욕이 잔뜩 담겨있는 곡들... 하지만 그 안에는 의미있는 비판과 풍자가 있다. 근데 이건 진짜 단순 화풀이다. 이런 화풀이를 어디다 하는 건지, 의미 없다고 본다.

    13. 247 (Feat. Addsp2ch)
    1. 리듬 / 멜로디 - ★★★★
    2. 라임 - ★★★
    느낌이 좋아서 보니, 역시나 Mild Beats가 쓴 곡이다. 중간에 나오는 후렴구 멜로디도 적절하다. 라임도 간간히 들어있다.

    이정도로 마무리하고 종합 평을 해보면,
    1. 리듬 / 멜로디 - ★★★
    2. 랩핑 - ★★★★
    2. 라임 - ★★
    전체적으로 리듬 / 멜로디에서 아쉬운 것은, 적절한 그루브가 부족하다는 것, 그리고 좋은 멜로디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다이너마이트의 랩핑은 좋은 편. 언더에서 오래 활동한 탓인지, 첫 앨범같지 않게 좋은 실력을 보여주었다.
    전체적으로 라임은 부족하다. 없는 것은 아니지만, 무릎을 치는 라임은 없다.

    종합적으로, 이 앨범은... 만족스러운 편 이라고 하겠다. 최근 몇년 간 만족스러운 앨범이 너무 없다. 그런 의미에서 다이너마이트의 첫 앨범 'ULTIMATE DYNAMITE'는 상대적으로 괜찮은 앨범이라 하겠다.

    그래도 이 앨범을 들으면서, 오랜만에 힙합을 써 보고 싶다는 자극을 많이 받았다.
    조만간에 힙합 곡을 써서 올려보고자 한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오렌지노 오렌지노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대단해 대단해..ㅋㅋ 저런 장문의 글을 올린다는 것 자체가..ㅋㅋ

      2009/04/03 17:43 [ ADDR : EDIT/ DEL : REPLY ]
      • 할 땐 제대로 ㅋㅋ
        파워블로거들 포스팅 보면 이건 아무것도 아냐 ㅋ

        2009/04/03 18:20 [ ADDR : EDIT/ DEL ]